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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연인

방송일 : 2019년 4월 22일(월) ~ 4월 26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문채현 취재작가 (02-782-5555)

사랑이 쉽고도 짧은 시대다.
하지만 긴 세월을 이기고 바래지 않은 사랑이 있다.
전남 곡성에 사는 김보현(92), 장귀례(89) 부부가 그 주인공.

보현 씨는 아내를 위한 일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고
귀례 씨는 늘 미소 띤 얼굴과 다정한 말로 남편을 대한다.
72년을 해로하면서도 연인 같은 부부에게는 사연이 있다.

귀례 씨가 열일곱 살, 보현 씨가 스무 살 되던 해
 부모님들이 정한 혼처를 따라 부부의 연을 맺었던 두 사람.
그러나 결혼 8개월 만에 보현 씨가 군에 입대하면서
신혼의 단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해방 직후 혼란한 시기와 육이오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서로 생사도 모른 채, 생이별했던 것.
그렇게 6년...
죽은 줄 알았던 보현 씨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왔다.

기약 없이 기다려준 아내가 고맙고 미안했던 보현 씨,
귀례 씨도 살아서 돌아와 준 남편이 감사하고 애틋했다.
이별의 고통을 겪었기에
함께하는 순간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아는 두 사람은
시간이 아까워서 부부싸움도 하지 않고 살았다.

 함께 한 수많은 봄이 지나고 또다시 봄이 찾아왔다.
길지 않은 여생을 남겨둔 노부부는
어제도 사랑했고 오늘도 사랑한다.
생이 끝나는 날까지 서로를 사랑하고 또 사랑할 것이라는
이 특별하고도 오래된 연인의 일상을 통해서
사랑이 가볍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여전히 건재한 사랑의 위대함을 전하고자 한다.

# 우리는 72년째 연인입니다

봄의 길목에 이른 전라남도 곡성.
보성강에서 갈라져 나온 물줄기가 지나는 외딴 마을에
김보현(92) 씨와 장귀례(89) 씨 부부가 산다.
 
여든아홉의 나이에도 바지런하고 정갈한 귀례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집안을 쓸고 닦는가 하면
끼니마다 남편을 위해 따뜻한 밥상을 차리는 다정하고 살뜰한 아내다.

보현 씨도 뒤지지 않는 자상한 남편이다.
3남 2녀를 기르면서 아내 대신 쓰기 시작한 가계부를 지금도 쓰고 있고,
한 번 본 것은 그대로 만들 정도로 손재주가 좋아
아내에게 살림도구나 장식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실과 바늘처럼 늘 함께 다니는 부부는
봄이면 보현 씨가 운전하는 전동차를 타고 밭일을 나가고
겨울이면 보현 씨가 불을 지핀 뜨끈한 아랫목에 앉아서
귀례 씨가 만든 부침개를 나눠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

 72년, 까마득한 세월을 부부로 살아왔지만
아직도 신혼 시절의 애틋함 마음과 다정한 눈빛을 주고받는 연인 같은 부부다.

#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만큼...

 모든 것을 퇴색시키는 시간마저 이겨낸 노부부의 사랑에는 사연이 있다.
꽃다운 열일곱 살과 스무 살에 얼굴도 모른 채
양가 부모님이 짝지어주신 대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

그러나 신혼의 단꿈이 깨기도 전에 생이별을 겪었다.
결혼한 지 8개월 만에 보현 씨가 군대에 간 것.
해방 직후의 혼란한 시기인 데다 육이오 전쟁까지 터지는 바람에
보현 씨는 생사가 갈리는 전쟁터를 전전해야 했다.

어린 나이에 남편도 없이 시부모님을 모시고 산 귀례 씨.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할 길 없는 보현 씨를 기다리느라
어린 나이에 마음의 병까지 얻었다.

 없던 혼인으로 하라는 친정 식구들의 말에 귀를 닫고
남편이 죽지 않았다는 점쟁이의 한 마디에 기댄 채
보현 씨를 기다린 지 6년.

 전사한 줄만 알았던 보현 씨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왔다.
기약 없이 기다려 준 아내가 고맙고 미안했던 보현 씨와
살아서 돌아와 준 남편이 감사하고 애틋했던 귀례 씨.

 헤어져 사는 6년 동안 함께 사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뼈저리게 깨달았기에
한순간도 무의미하게 보낼 수 없었던 두 사람은
열심히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았다.

#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 시간들

함께할 날이 영원할 줄 믿었지만 흐르는 시간은 막을 수 없다.
곱고 잘났던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 덮였고
노쇠한 몸은 농사일하기도 힘에 부친다.
이제는 일하지 말고 편안하게 계시라는 게 2남 3녀의 바람인데.

 삼사 년 전부터 눈에 띄게 기력이 떨어진 보현 씨는
올봄 밭에 다녀오다가 넘어져서 큰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낫고 있지만, 그 사고 이후 몸도 마음도 흔들리고 있다.

 곁에서 지켜보는 귀례 씨도 걱정이 늘었다.
하지만 해줄 수 있는 건 따뜻한 밥 한 끼와 아내의 다정한 손길이 전부.
그래서 남편이 더 짠하고 안타깝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젊은 날, 이별을 거름으로 단단한 사랑을 키웠고
지금도 사랑하며,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할 거라는 사실이다.

 수많은 봄이 지나고 또다시 온 봄.
함께라서 더 찬란한 오래된 연인의 일상을 통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사랑이 주는 감동을 느껴보자...

(출처 - 네이버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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