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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페셜 마이크로 사파리 집 예고 다시보기(동영상)
■ 방송일시: 2018년 10월 4일(목) 22:00-23:00
■ 글, 연출: 이광록
눈높이를 낮추고 마이크로의 세계로 보면 뒤뜰은 우주가 되고 만물은 서로 연결된다.
누가 노간주나무와 고욤나무 씨앗을 뿌렸을까?
산국의 꽃가루는 어떻게 큰멋쟁이나비에게 전달되는가?
밑들이벌과 청벌의 기상천외한 기생은 놀랍지 아니한가?
꿀벌은 어떻게 대진화의 꽃길을 열고 다시 우리 몸에 꿀물로 들어오는가?
평범한 삶이 있는 곳에서 미생의 삶들이 어떻게 마이크로 코스모스를 이루며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평범 속의 비범한 와일드 하모니!
오묘하고 놀라워라!! 밑들이벌의 기생과 어리극동가위벌 산란방 최초 공개
1년의 기록, 발아에서 열매까지 담쟁이덩굴과 개모시풀의 한살이
꿀샘을 찾아라!! 자외선 영역에서 본 뒤뜰의 꽃과 곤충
<▲뒤뜰에 온 큰멋쟁이나비>
<▲자외선 조명 촬영한 산수국>
□ 곤충의 눈, 자외선 세상을 보여드립니다
곤충은 자외선 영역을 인식한다. 꽃은 자외선은 흡수해 꿀샘 부분을 곤충의 눈에 잘 띄게 보여준다. 여기 꿀이 있노라고 광고하며 길을 유도하는 것이다. 꽃과 곤충의 오래되고 치밀한 거래다. 자외선 조명과 카메라를 이용해 곤충의 시선에서 꿀샘을 찾아보고 꽃가루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면밀하게 보여준다.
<▲가시광선과 자외선 촬영 비교 위:도라지꽃 아래:오이꽃, 가지꽃>
□ 씨앗의 여행, 새와 군충이 일구는 작은 숲
사계가 펼쳐지는 무대는 경기도 파주 다미네 집이다.
옹달샘 옆 노간주나무, 황여새 홍여새 무리가 목욕하고 씨앗을 배설해 이제는 9살이 됐다.
심지도 않은 고욤나무, 산수유, 담쟁이덩굴이 자라는 것도 새들과의 인연 때문이다.
뒤뜰 제비꽃과 깽깽이풀 열매가 터지면 개미가 씨앗 심부름꾼 노릇을 한다.
새와 곤충이 일구는 작은 숲은 어떤 모습일까?
<▲뒤뜰에 온 황여새>
<▲황여새 똥에서 발아한 노간주나무>
<▲제비꽃 열매>
<▲깽깽이풀 열매>
□ ‘집 속의 집’을 보다, 놀라운 곤충의 기생 세계
고목을 쌓고 구멍을 뚫어 만든 곤충 호텔은 늘 공사중이다. 집 짓는 재료도 다양하다.
왕가위벌은 송진, 조롱박벌은 지푸라기, 감탕벌은 진흙, 가위벌은 잎사귀를 이용해 산란방을
만든다. 습도 유지, 천적 방어를 위한 어미의 선택이다. 산란이 있으면 기생이 뒤따른다.
하늘소가 산란하면 고치벌과 맵시벌이 기생을 노린다. 별감탕벌이 진흙을 물어와 산란방을 만들면 청벌이 나타나 기생한다. 화려하고 단단한 외골격을 지녔지만 청벌은 집을 짓지 못한다. 별감탕벌 어미는 청벌이 곁에 있어도 본능에 따라 산란방 공사를 지속한다. 어리호박벌과 극동가위벌은 꽃가루를 배에 묻혀와 산란방을 채운다. 부화한 새끼들의 식량이다. 가위벌류에 기생하는 밑들이벌, 긴 산란관으로 깊고 단단한 나무를 뚫어 애벌레의 몸에 산란한다.
소름끼치는 기생의 현장, 자연의 오묘한 진화와 생존의 틈새를 엿본다.
<▲위: 별감탕벌 산란방에 기생하려는 청벌, 아래: 가위벌 애벌레 몸에 산란하는 밑들이벌>
□ ‘멋쟁이‘라는 이름으로, 개모시풀의 힘!!
우연이겠지만 작고 볼품없는 개모시풀은 ‘멋쟁이’라는 이름을 가진 새와 나비를 키워낸다.
겨울 철새 멋쟁이새는 무리지어 날아와 개모시풀 열매를 먹으며 겨울을 버틴다. 멋쟁이새의 몸무게는 24g, 개모시풀은 멋쟁이새가 내려앉으면 휘청일 정도로 연약한 줄기를 가졌지만
작고 많은 열매로 멋쟁이새의 식량이 된다. 개모시풀의 억센 잎사귀는 성한 곳이 없다. 멋쟁이나비가 산란하고, 애벌레가 갉아먹고, 말아서 쉼터를 만들기 때문이다. 오솔길에 돋아난 작은 식물의 여름 잎과 겨울 열매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생태계의 촘촘한 연결망을 본다.
<▲개모시풀 열매를 먹는 멋쟁이새>
< ▲개모시풀에서 날개돋이를 한 큰멋쟁이나비>
□ 담쟁이의 1년, 발아에서 낙엽까지
삶은 흔적을 남긴다. 직박구리는 담쟁이 과즙만 먹고 소화되지 않은 씨앗은 똥으로 배설하는데,봄이 되자 여기저기서 떡잎을 드러낸다. 담쟁이는 홀로 서지 못한다. 흡반을 움직여 벽에 붙고, 초록의 덮개가 돼 집을 감싼다. 담쟁이 꽃은 수술 5개, 암술 1개다. 작지만 어머어마한 개수로 꿀벌을 불러들인다. 무성해진 잎은 박각시 애벌레가 갉아먹고, 호리병벌과 사마귀는 그 벽에 알집을 남긴다. 낙엽 진 담쟁이 벽에는 지난 1년 어미가 남긴 삶의 의지들이 곳곳에 붙어있다.
<▲위: 직박구리 똥 속 담쟁이 씨앗과 발아, 아래: 담쟁이 흡반과 성장>
□ 오래된 집의 기억, 큰호리병벌
오래된 집은 흙이 기억한다. 노란점나나비와 큰호리병벌의 건축술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그들은 배우지 않았지만 어떤 흙을 물어오고, 어떤 치수로 방을 만들어야 하는지 정확히 안다. 부실 공사가 없고, 대를 잇는 본능에 충실한 집짓기다. 작고 변함없는 공법이지만 보온, 습도 유지, 먹이 저장, 천적 방어 등 어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흙집에 담겨있다.
살아가는 곳, 높고 낮음이 달라도 자연의 생멸과 질서가 ‘집’에 머무는 이유다.
<▲흙집을 짓고 산란하는 큰호리병벌>
<▲무당벌레와 곤충호텔>
우리가 여기 존재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우리와 닮은 동물들로 구성된 생태계에 둘러싸여 있고
우리와 덜 닮았지만 우리를 숨 쉬게 하는 식물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는 것..
(출처 -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