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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우리 같이 오래 사입시더 예고 다시보기(동영상)
우리 같이 오래 사입시더
방송일 : 2018년 11월 5일(월) ~ 11월 9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보도자료 문의 : 정소라 취재작가 (02-782-5555)
가을걷이가 한창인 경남 산청의 산골 마을.
자식들이 도시로 떠난 후 홀로 남은 7, 80대 노인들은
추수철만 되면 걱정과 한숨이 길어지는데.
그런데 이맘때면 어김없이 콤바인과 트랙터를 몰고 나타나
온 동네 논을 누비며 타작을 도맡아 해주는 이가 있다.
넉넉한 웃음이 참으로 사람 좋아 보이는 박재관(59) 씨다.
어디 그뿐인가.
전자제품이나 생필품이 고장 나면 마을 사람들은
망설일 것도 없이 재관 씨를 찾는다.
손기술이 좋아 웬만한 물건은 뚝딱 고쳐내곤 해서
별명도 ‘맥가이버’다.
또 홀로 생활하는 노인들이 다치거나 쓰러지면
병원으로 모셔가는 것도 재관 씨 일이다.
언제라도 달려가
마을 사람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재관 씨....
그의 직업은 이 마을 작은 교회의 목사다.
잘 나가는 사업가였지만 IMF 때 사업에 실패한 후,
실의에 빠져 있던 그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뒤늦게 신학대학에 진학해서 목회자의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바로 이곳 산청의 산골이 그의 첫 부임지였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처음부터 그를 반긴 건 아니었다.
‘이 산골 마을에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어’ 하는 생각으로
재관 씨를 이방인 취급했던 마을 사람들...
하지만 친자식보다 더 살갑고 따뜻한 그가
10년째 이 마을에 뿌리를 내리는 걸 보며
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서서히 열렸다.
“언제 가실 겁니까?”라고 물었던 마을 사람들은
이제 이렇게 인사를 건넨다.
“우리 오래 같이 사입시더”
목사는 대접받는 직업이 아니라
끝없이 봉사하며 헌신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재관 씨...
그의 ‘섬기는 리더십’을 만나본다.
# 산골 마을에 맥가이버가 떴다.
대전이 고향이었던 재관 씨가
낯선 경남 산청의 산골 마을에 온 건 10년 전.
전도사로 부임해오면서다.
마을 사람들은 임기를 채우면 곧 떠날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이곳에서 목사가 되었고,
더 큰 교회에서 와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도 이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재관 씨를 붙든 것은 마을 사람들의 냉소적인 인사였다.
“언제 가실 건가요?”라는 인사를 들으며 재관 씨는
이곳에서 자기 뜻을 펼쳐볼 결심을 한다.
봉사하고 헌신하는 것, 대접받기보다는 섬기는 것...
이것이 그가 생각한 목회자의 길이었다.
재관 씨는 우선 마을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일부터 시작했다.
나이 드신 분들만 살아서 가을이 되면 추수할 걱정이 큰 걸 알고
콤바인과 트랙터를 손수 몰고 다니며 온 동네 추수를 도맡아 해주기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식을 도시로 내보내고 홀로 사는 노인들의 안부를 살피고
편찮으시기라도 하면 병원으로 모시고 가는 것도 그의 일...
전자제품이나 농기계가 고장 나면 달려가 수리도 해준다.
콤바인과 트랙터를 자유자재로 몰며 기계도 잘 다루는 재관 씨를
마을 사람들은 ‘맥가이버’라고 부른다.
# 부창부수, 재관 씨 옆엔 닮은꼴 아내가 있다.
남의 집 일을 자기 일처럼,
다른 사람의 부모를 내 부모처럼...
재관 씨가 이렇게 ‘섬기는 리더십’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는 데는
아내 명희 씨의 내조가 있다.
가난한 시골 목사인 남편에게 어려운 내색 한번 안 하고
알뜰살뜰 살림을 해내며 뜨개질로 부업을 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다.
명희 씨도 글을 모르는 마을 어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봉사를 하고 있다.
또 마을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면 달려나가
상추도 뜯어주고 고추도 따주곤 한다.
남편에게 목회자의 길을 권한 것도 명희 씨였다.
한때 잘 나가던 사업가였지만, 하루아침에 사업이 망하자
실의에 빠져있던 남편에게 신학 공부를 해보라고 권했다.
남편의 학비는 사람들에게 뜨개질을 가르치고 받은 돈으로 충당했다.
예전에 비해 가난하지만, 행복지수는 훨씬 높아졌다는 명희 씨...
까다롭고 정확했던 남편의 성격이 푸근해지고 따뜻해진 것도
감사한 일이란다.
# "우리 같이 오래 사입시더"
지금은 재관 씨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을 하는 마을 사람들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오히려 냉담하기 짝이 없었다.
보통 산골 교회에 부임한 사람들은 2년 정도 임기를 마치자마자 떠나는 게 일반적이어서
마을 사람들은 재관 씨도 곧 떠날 이방인 취급을 했다.
이 모습을 보며 재관 씨는 결심했다.
이곳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겠다고.
섬기고 헌신하는 삶을 살아 보겠다고.
그때부터 마을 어르신들의 자식이 되었고, 일꾼이 되었다.
산골 마을에 온 지 10년째.
이젠 마을 사람들도 이렇게 인사를 건넨다.
“우리 같이 오래 사입시더”
가을걷이가 한참인 산청 시골 마을.
노랗게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는 때가
재관 씨가 가장 바쁜 시기다.
40여 일 동안은 아플 시간도 없다는 재관 씨...
가난한 삶이지만 큰 욕심 내려놓으면 또 다른 행복이 보인다는 재관 씨...
그가 소박한 삶 속에서 실천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만나보자...
(출처 - 네이버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