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한국인의 밥상 391회 예고 다시보기(동영상)

 

 

 

무의 변신은 무죄 - 무궁무진 무밥상

사시사철 우리 밥상 위에 있었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밥상의 숨은 조연, 무
제철 맞아 가을의 정기까지 한껏 품은 가을 무가 왔다!
종자의 종류만 해도 400여 가지? 무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은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몰랐던 다채로운 무에 대한 이야기
무의 변신은 무죄 – 무궁무진 무 밥상

토종 무와 고향을 지켜가는 재호 씨네 게걸무 수확하는 날!

“작은 고추가 맵다!”, 일반 무에 비해 반의반도 안 되는 크기지만 한 입 베어 물면 그 단단함과 알싸함에 놀라게 되는 무가 있다. 여주, 이천에서만 나는 토종 무로 게걸스럽게 먹을만큼 맛이 좋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졌다는 ‘게걸무’다. 여주에서 대대로 무 농사를 짓고 있는 이재호씨가 가장 아끼는 무 역시 이 게걸무로 가을을 맞아 수확에 한창이다. 도시에서 일을 하다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온 재호 씨 덕분에 재호 씨네 새로운 효자도 생겼으니 바로 ‘게걸무 씨앗 기름’ 이다. 단단한 씨앗에서 한땀 한땀 짜낸 기름은 재호 씨네의 특별한 건강 비법이다. 게걸무 수확을 맞아 어머니 장시숙씨는 게걸무 한 상을 차려본다.

무 수확 날이면 연례행사처럼 가장 먼저 하는 일! 게걸무 김장이다. 게걸무를 갖은양념에 버무린 게걸무 김치는 1년이 지나도 쉽게 무르지 않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게걸무는 수분 함량이 적어 일반 무보다 빨리 마르기 때문에 무말랭이를 만들면 더 꼬들꼬들한 식감을 자랑한다. 게걸무 말랭이를 간장 양념에 무쳐 김밥 속에 넣어 말면 어머니표 특제 김밥이 완성된다. 단단한 게걸무를 살짝 쪄내 구워낸 게걸무 전은 쫀득하고 고소한 맛이 마치 감자전을 연상시킨다. 특이하게도 게걸무는 단단한 몸통과는 달리 시래기는 껍질을 벗기지 않아도 될 만큼 연하고, 부드럽다. 게걸무 시래기를 넣고 등갈비찜을 만들 때 게걸무 씨앗 기름까지 더해주면, 더욱더 구수한 별미 등갈비찜이 완성된다. 수확한 게걸무는 이처럼 밥상에도 올라오지만, 일부는 땅에 묻어져 내년 봄에 다시 심어지고, 재호 씨에게 새로운 씨앗을 선물해줄 것이다. 재호 씨네의 사계절을 함께해주는 고마운 게걸무 밥상을 만나러 가본다.

 우직하고 고마운 무를 닮은 북성포구 어민들의 무 밥상 이야기

 수확의 계절 가을, 바다에도 제철 맞은 해산물들이 가득하다. 인천 앞바다를 누비는 젊은 어부 임정민 씨, 그는 어부였던 아버지께서 남겨주신 유일한 유산인 배에서 4번째 가을을 보내고 있다. 그는 그물을 걷었다고 끝이 아니라 잡은 생선들과 해산물들을 종류별로 분류해놓기 바쁘다. 이는 바로 인천 북성포구에서만 열리는 전국 유일의 선상 파시를 위해서다. 김장철을 맞아 새우를 사러 온 손님들과 제철 맞은 다양한 해산물을 사기 위해 몰린 손님들로 포구는 북적인다. 파시가 끝난 후, 정민 씨의 어머니 전영분씨와 포구 이모들은 제철 맞은 해산물은 물론 그와 찰떡궁합인 제철 가을 무로 고생한 서로를 위한 밥상을 차린다. 

철 맞아 알이 꽉 찬 꽃게를 무와 함께 끓여낸 꽃게탕은 무에서 나오는 단맛까지 더해져 국물이 더 달고, 시원하다. 일반 복보다는 적지만 독성을 가지고 있는 졸복을 요리할 때 무와 미나리를 꼭 넣는데 이는 무와 미나리가 해독작용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졸복과 무, 미나리를 넣어 끓여낸 졸복 맑은 탕은 북성포구 가을 보양식이다. 또한 반건조 졸복을 무와 함께 졸여내 짭짤한 맛이 일품인 졸복 조림 역시 별미다. 봉댕이 새우와 무가 재료의 전부! 따로 간을 할 필요 없이 두 가지만 있으면 깊은 맛이 나는 봉댕이새우뭇국부터 북성포구의 밥도둑 갯가재장까지. 찬 바닷바람에도 밥상을 함께 할 서로가 있다면 늘 따뜻할 북성포구 어민들의 가을 밥상을 들여다본다.

 오랜 세월 변함없는 내림 손맛, 곽 씨네 고부의 순무 밥상

 가을을 맞아 고부가 보랏빛 가득한 순무 수확에 나섰다! 전북 고향이 고향인 며느리 김경선 씨는 시집오고 나서야 처음 순무를 봤다. 그에 반해 어릴 때 강화로 온 시어머니 조순희 씨는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순무를 깎아 먹으며 배를 채웠다. 밥상에 순무를 자주 올리던 곽 씨네에 시집온 경선 씨는 시어머니와 집안 어르신들에게 배운 솜씨 덕에 지금은 순무로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순무 수확 후, 경선 씨와 시어머니 순희 씨는 물론 곽 씨네 어르신들까지 한자리에 총출동한다.

변변한 찬거리가 없던 시절 오래 두고 먹기 위해 시어머니가 가장 먼저 담갔던 짠지는 채를 썰어 물만 부어도 훌륭한 반찬이 되어주었다. 생선의 비늘과 생김새가 비슷해 이름 지어진 순무 비늘김치는 손님 오셨을 때나 밥상에 올렸던 귀한 김치다. 경선 씨만의 색다른 김치도 있었으니 넓은 순무 잎에 낙지와 잎, 줄기 등을 썰어 넣어 양념한 속을 담아서 싼 순무잎 보쌈김치다. 그 외에도 순무잎으로 즙을 내 밀가루에 섞어 반죽한 면을 넣은 순무칼싹두기는 이색 별미다. 순무와 오랜 세월을 살아온 시어머니와 시어머니의 뒤를 이어 순무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하고 있는 며느리의 순무 밥상을 찾아가 본다.   

 몸과 마음까지 태평해지는 가을의 보석, 무를 만나다

 “모든 생명이 동면을 준비하듯 우리도 이제 동면 준비를 하는 것이다.”
겨울이 조금 일찍 찾아오는 산중에 있는 감은사, 이곳에 살고 있는 우관스님은 도반들과 함께 가을의 정기를 한껏 품은 가을 무로 월동 준비에 한창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부처님께 무떡을 만들어 올리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일. 무사히 가을 무를 수확해 우리의 밥상에 오르기까지 도움을 준 모든 이들과 자연에 감사하는 스님의 마음이 담겨 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사찰에서도 김장을 한다. 수확한 무 중 덜 자란 무를 골라 담가낸 무청 김치는 훨씬 부드럽고, 아삭하다. 또한 뿌리채소인 무와 도라지, 열매인 밤을 기름에 넣고 볶아준 뒤, 채와 간장, 조청 등을 넣고 졸여주면 가을의 힘을 가진 가을 삼합 밤도라지무조림이 완성된다. 볶을 때의 소리가 요란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무왁저지는 겨우내 밥상을 책임져주는 단골 음식으로 사찰에서 유독 더 인기만점이라고 한다. 겨울철 훌륭한 양식이 되어주는 무말랭이를 이용한 밥부터 천연 소화제인 무의 효과를 더 잘 보여주는 무말랭이 차까지 함께 하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편안한 몸과 마음 덕에 추운 겨울도 두렵지 않을 스님들의 무궁무진 무 밥상이 펼쳐진다...

(출처 - 네이버TV)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