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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406회 예고 다시보기(동영상)
세월의 그릇, 맛의 비밀을 담다
뜨겁게 한 생애를 살아온 우리 시대 장인들
그들의 손끝에서 생명을 얻은 자연의 살림살이
추억이 되고, 전통이 된 옛 조리도구와 그릇들
자연에서 얻은 귀한 재료에 정성이 더해지면,
그릇에 담긴 음식의 맛도 달라진다.
세월의 그릇 맛의 비밀을 담다
■ 숨 쉬는 그릇 ‘푸레도기’ - 흙과 소금, 검은 재의 조화
경기도 화성이 한 바닷가. 좋은 흙을 찾아 전국 바다를 누비며 사는 배연식씨는 집안 대대로 푸레도기를 만들어온 장인이다.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해서 푸레도기라 불리는 이 전통옹기는 옛 왕실에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유약이나 잿물을 바르지 않고 1300℃ 고온에서 천일염을 뿌려 굽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푸레도기는 방부와 정화의 기능을 가진 숨 쉬는 그릇으로 장이나 젓갈, 김치 효소 같은 발효음식이나 보리굴비처럼 오래 두고 먹는 음식을 저장하기에 제격이다.
가마 불을 때느라 4-5일을 꼬박 밤을 지새울 때면 푸레도기 속에 박아둔 짭짤한 된장박이황태로 따뜻하게 국수를 말아 고단한 몸을 달래고 오래 저장해둔 보리굴비찜과 가마에서 꺼낸 금강송 숯불에 구운 양갈비 한 점에 힘을 얻는다는 배연식씨와 가족들.
아버지에 이어 두 딸까지, 사라져가는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뜨거운 삶의 이야기와 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옛 그릇에 담긴 깊은 맛의 내력을 만난다.
■ 가마솥의 과학 - 4대 무쇠 주물장 부자
부뚜막에 걸린 가마솥은 우리나라 특유의 온돌문화가 만들어낸 오래된 조리도구다.
아궁이와 함께 점점 부엌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가마솥! 하지만 여전히 가마솥이라야 맛이 나는 음식이 있기 마련! 왜 가마솥에 지은 밥과 국은 더 맛있게 느끼는 걸까?
경기도 안성에는 100년이 넘도록 대를 이어 가마솥을 만들고 있는 주물장 김종훈씨 부자가 있다. 1400도가 넘는 용광로에 쇳덩이를 녹여 펄펄 끓는 쇳물을 거푸집에 부어 만드는 주물 가마솥은 골고루 열이 전해지도록 만들어진 솥 모양과 무거운 뚜껑, 한번 가열하면 고온을 유지하는 무쇠 특유의 특징 등 맛을 내는 비법이 숨어있다.
평생 쇳물 녹이며 살아온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마솥 공장을 지키고 있는 아들 부부는 달라진 주방에 맞게 솥 크기도 줄이고, 다양한 기능의 무쇠 조리도구도 개발, 가마솥밥과 곰탕, 추억의 통닭에 물을 넣지 않고 만드는 저수분 요리인 쪽갈비찜까지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마솥 맛의 지혜와 매력을 만나본다
■ 종이의 아름다운 변신, 지승그릇을 아시나요?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옥중에서 만들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됐던 그릇이 있다. 바로 종이로 만든 지승그릇! 길게 한지를 잘라 꼬아 끈처럼 만들어 엮어 만든다는 지승그릇은 통풍이 잘되어 씨앗과 견과류를 보관하기에 용이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선비와 승려들에 의해 전해오던 지승공예를 시할아버지께 배운 뒤 그 매력에 빠져 50년 가까이, 그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최영준 장인이 있다.
며느리, 손녀와 함께 지승공예의 길을 걷는 장인은 종이를 하나하나 엮어가며 세월을 엮는다고 말한다. 옻칠을 하여 방부 효과와 방수 효과까지 더해진 이 그릇은 단단한 성질을 가지며, 다과상이나 스님들의 발우 공양 식기로 활용된다. 배명순요리연구가를 통해 정갈한 사찰음식인 애쑥탕, 서여향병, 가지말이를 만들고, 공예품들을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만나본다.
■ 나무의 숨결과 향을 오롯이 품다 - 도마와 목기
나무의 모양과 결, 향을 그대로 살려 만든 도마와 목기는 자연을 그대로 품은 오래된 살림살이다. 나무를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하는 그는 그 매력에 빠져 50여 년을 나무작가로 살아왔다.
그가 요즘 가장 즐겨 만드는 작품은 평범하지만 부엌에서 꼭 필요한 도마!
자연이 가장 좋은 예술가라 믿는 그는 나무의 결과 모양을 그대로 살려 도마와 그릇을 만든다. 나무도마는 특유의 나무 향이 식재료에 은근하게 베어드는 효과가 있고, 습기와 유분을 잡아주는 나무 특유의 특성 덕분에 물기가 많은 음식이나 튀김이나 전 같은 기름진 음식을 담으면 음식 맛이 더 살아난다고 한다. 산초나무로 만든 밀대와 관솔을 이용해 만든 능이칼국수, 나무도마에 담아 바삭함을 유지한 냉이감자전, 나무의 향이 더해진 산나물무침까지, 나무를 닮아 담백하고 소박한 밥상이 차려진다. ..
(출처 - 네이버TV)